서론
2022년 5월 초에 방 2개가 있는 행복주택에 이사를 온 후 한가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바로 '청소'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살았던 자취방은 원룸 구조에다가 크지 않아서 6년 전에 구입한 '블랙 앤 데커'의 무선 호루라기 청소기로 충분했습니다. 바로 직전에 살았던 자취방은 1.5룸 구조였지만 큰 사이즈가 아니어서 청소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10평이 넘는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니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약 6년 간 사용한 호루라기 청소기의 배터리가 버티지 못하는 것입니다. 구석구석 청소하려면 20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한데, 무선 호루라기 청소기는 10분을 채 버티지 못했습니다.
일단 빗자루로 청소하기는 싫습니다. 청소기의 편안함을 누려본 이상, 빗자루로 돌아가기는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빗자루로 청소한다고 생각하면 청소하기 너무 싫어서 매일매일 미룰게 뻔합니다. 자 그러면 새로운 청소기를 사야 하는데.. 아래의 두 선택지가 머리속에서 맴돌게 됩니다.
- 무선 고성능 청소기 (샤오미/삼성/엘지/다이슨 등등)
- 로봇 청소기 (로보락/샤오미/삼성/엘지 등등)
무선 고성능 청소기를 찾아보니까 최소 20만원부터 시작해서 30만원대와 40만원대에 많이 분포해있습니다. 그런데.. 어라? 성능 괜찮은 로봇 청소기도 비슷한 가격대에 분포해있습니다. 갑자기 IT덕후의 피가 끓기 시작합니다. 울트라 뉴 하이테크놀로지인 '로봇 청소기', 그러니까 일상생활 필수품인 '3기' 중 하나인 로봇 청소기를 들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만약 로봇 청소기를 들이고 무선 고성능 청소기를 포기한다면 장점과 단점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장점 : 신경 쓰지 않아도 됨. 외출 할 때 돌리면 됨. 알아서 청소함
- 단점 : 바닥에 물건이 있으면 안 됨. 먼지통 비워줘야 됨. 비좁거나 구석진 공간은 청소 불가능
그 외 장단점이 있을 것인데.. 써봐야 알겠죠? 그래서 로봇 청소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합니다. 그러면 어떤 로봇 청소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로봇 청소기는 유명한 중국산 제품이 최고입니다. 가성비로 많이 팔면서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엄청 남다릅니다. 대표적으로 '로보락'과 '치후360' 시리즈입니다. 근데 그만큼 괜찮은 모델은 비쌉니다. 최소 40만원 이상 하거든요.
그리고 로봇 청소기는 크게 '자이로 센서', '라이다 센서', '카메라'가 내장된 모델로 나뉩니다. 라이다 또는 카메라가 없는 로봇 청소기는 멍청하므로 쳐다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달린 모델은 방 내부를 촬영한 후 정확하게 청소하기도 하며 CCTV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그 중간급인 라이다 센서가 달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이다 센서가 달렸으며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로봇 청소기를 찾다보니까 삼성전자에서 비스포크 라인으로 로봇 청소기를 판매 중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근데 잘 안팔려서 그런지 할인을 하네요? 30만원 초반대(32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서 엄청 끌렸습니다. IoT 기기들을 삼성 Smart Things로 모으고 있는데, 이왕이면 로봇 청소기도 Smart Things로 관리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그래서 쿠팡에서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 핑크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구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봇은 크게 2가지 모델로 나뉩니다. 하나는 로봇청소기와 충전독이 있는 일반형(VR30T80313)이며, 다른 하나는 먼지통을 비워주는 청정 스테이션이 내장된 고급형(VR30T85513)입니다. 일반형은 30만원 초중반대이며 고급형은 50만원 중반대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반형'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먼지통 따위, 직접 비워주면 되는 것이니까요.
- https://link.coupang.com/a/oeizo (VR30T80313)
- https://link.coupang.com/a/oeiCB (VR30T85513)
개봉 및 구성품 살펴보기
주문 다음날에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제트봇의 색상은 '새틴 핑크' 입니다. 원래 핑크로 구입할 생각은 없었는데.. 핑크 모델이 제일 저렴했습니다. 근데 우려와는 다르게 연한 핑크 색상이라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박스에 충전독 설치 방법이 있습니다. 충전독 전면으로 1미터, 양 옆으로 각각 0.5미터씩 비워져있어야 합니다. 로봇 청소기가 충전독을 찾기 위해서 움직여야 하는 여유 공간 때문입니다.
구성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 (새틴 핑크)
- 전원 아답터 + 전원 케이블
- 청소기 여분 필터 1개
- 충전독
- 전면 회전 브러쉬
- 마그네틱 테이프 (청소 금지 공간 설정용)
- 뭔지 모르겠는것 하나 (사진 하단의 검정색 원 모양 플라스틱)
- 사용자 매뉴얼
전원 아답터는 정말 보기 힘든 전압인 25.85V 입니다. 1A 출력으로 약 26W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분의 회전 브러쉬를 하나 줍니다.
여분 필터도 하나 줍니다.
마그네틱 테이프입니다. 로봇 청소기가 진입하면 안 되는 곳에 부착합니다. 앱에서 금지구역을 설정하면 되지만, 설정하기 애매한 공간이 있을 경우, 위의 마그네틱 테이프를 부착하면 됩니다.
충전독은 정말 간단하면서 깔끔합니다. 뒤쪽으로 전원을 넣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입니다. 색상은 '새틴 핑크' 입니다.
전면에 라이다(LiDAR) 센서가 달려있습니다. 로봇 청소기가 움직일 때, 이 라이다 센서가 주변의 사물을 감지하면서 적절하게 위치 이동 및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한쪽 측면에는 이 청소기의 이름인 'Jet Bot'이 적혀 있으며 앱과 연동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SmartThings'도 적혀있습니다.
상판 커버를 열면 먼지통을 꺼낼 수 있습니다.
먼지통은 적당량의 먼지와 쓰레기들을 담을 수 있으며 필터 1개가 이미 장착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의 하단면에는 회전 브러쉬, 롤러, 바퀴를 볼 수 있습니다. 중앙 하단의 은색은 충전 단자입니다.
커버를 쉽게 제거할 수 있어서 롤러 청소도 매우 쉽습니다.
충전독에 충전기를 연결한 후 로봇 청소기를 위 사진과 같이 위치시키면 됩니다.
전원 버튼을 켜줘야지 정상 동작합니다. 꼭 켜줍니다.
앱과 연동하기
제트봇 상단의 재생/일시정지 버튼을 10초 이상 꾹 누르면 앱 연동 모드로 진입합니다. 제트봇에서 남자 나레이션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설정모드로 진입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처음엔 배터리가 충전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약 10분에서 20분 가량 충전을 시켜줘야 할 수 있습니다. 충전독에 올리자마자 설정을 시도 했는데, 재생/일시정지 버튼을 아무리 꾹 눌러도 반응이 없어서 고장난 줄 알았습니다. 기다리니까 알아서 켜졌습니다.
여차저차해서 Smart Things 앱에 등록을 성공했습니다. 초반엔 계속 등록 실패 되었는데, 삼성 서버에 문제가 있었는지 나중에 시도하니까 한방에 되었습니다.
최초 스캔 및 청소
최초 스캔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간 학습'과 '청소하며 맵 그리기' 입니다. '공간 학습'은 방을 돌아다니면서 라이다 센서로 방을 먼저 스캔하는 방식이며, 이러한 시간이 아깝고 빨리 청소부터 먼저 하고 싶다면 '청소하며 맵 그리기'를 하면 됩니다.
저는 '공간 학습'으로 선택 후 시작했고, 청소기가 방 여기저기를 간단하게 훑어보면서 맵을 만드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스캔이 끝나면 '청소 제외 구역'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가상벽'이라고도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턱이 높은 곳이나 청소기가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곳을 설정합니다. 저는 베란다, 현관문 앞과 화장실을 설정했습니다.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청소가 끝났다는 알람이 와서 확인해봤습니다. 빈틈 없이 구석구석 청소를 했네요. '방4'에서 청소가 되지 않은 구역은 책상 밑 부분인데, 의자 때문에 청소기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청소기가 판정한 23 제곱미터(7평)를 청소하는데 30분이 걸렸으며 배터리는 67%가 남았습니다. 아까 공간 학습을 하느라 배터리를 소비했을테니, 거의 30% 정도 사용했네요.
5주간의 기록
어느 날 청소기를 돌렸는데 제트봇이 '앞쪽 부딪침 감지 센서'에 문제가 생겼다는 알람을 보내옵니다. 그러니까 살려달라고 알람을 보낸 것입니다. 저 알람이 오전에 처음 발생했는데, 출근한 상태에서 해결을 못했고,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알람이 왔습니다.. 컴퓨터가 있는 안방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밤 늦게 집에 가서 보니까..
책상 밑에 있는 전선 하나가 제트봇의 브러쉬에 걸린 것입니다. 저렇게 걸려버리니까 이동이 불가능 했을 것이고, 그래서 앱으로 계속 살려달라고 알람을 보내 온 것입니다.
저 케이블 낀 것을 제거해주니까 멀쩡해졌습니다.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간 것이라서, 청소는 즉시 중단했고 손으로 들어서 충전기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제트봇이 현관문 앞까지 진출했습니다. 안 그렇던 녀석이 어딜 탈출하려고..? 아침부터 계속 오류 상태라고 알람을 주면서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빙글빙글 돌았나봅니다. 덕분에 현관문 앞이 깨끗해졌습니다.(..?) 저렇게 계속 살려달라고 소리지르다가 배터리가 다 되어서 방전됐나보더라구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손으로 직접 들어서 충전기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현관문 앞에 자석띠를 붙였습니다. 기본 동봉된 자석띠 입니다. 저게 기본 동봉된 전체 길이라.. 다른 곳에 필요한 경우엔 하나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엔 청소기를 돌리는 날이면, 위 사진처럼 바닥에 아무 것도 없게 만들어줍니다. 출근 할 때 저렇게 해주고, 퇴근하고 나서 다시 원위치 해주면 되는거라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네요.
청소 소요 시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돌리고 있습니다. 어느 한 주는 청소에 실패하여 정상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으므로 제외되었습니다. 25제곱미터 (약 7평) 청소하는데 30분에서 35분 정도 걸립니다.
청소 성능
매우매우 만족합니다. 구석에 있는 먼지를 한 톨까지 다 빨아들이기 때문에, 방 안에 먼지가 덜 날려서 훨씬 덜 쌓입니다. 사실 유선 또는 무선 청소기로 청소를 하다보면 구석이나 침대 밑과 같이 접근하기 힘든 곳은 먼지가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 안에서 이동할 때 마다 바람에 날려서 책상이나 TV, 책장과 같은 곳에 내려 앉게 되거든요.
제트봇의 청소 실력이 꽤나 월등하다보니 먼지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소음
일반적인 청소기 소음이랑 비슷합니다. 근데 평소엔 이 소음을 들어볼 일이 없습니다. 출근 도중에 앱에서 청소를 돌리고 있고, 퇴근할 때엔 이미 다 끝나있는 상태니까요.
음성 안내
남자 목소리가 내장되어 있어, 모든 상황을 한국어로 말해줍니다. (멜로디 포함) 근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 장점 : 현재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첫 연결 부터 청소 시작과 끝까지 모두 알려줍니다.
- 단점 : 시끄럽다. 목소리 출력을 끌 수 없다. 에러 상태(끼임, 금지구역 진입)에 빠지면 배터리가 다 될때 까지 계속 남자 나래이션이 말합니다. 계속요.. 계속..
SmartThings 앱 문제
SmartThings 앱 자체는 매우 깔끔하고 훌륭합니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조금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앱을 실행할 때 마다 서버에 연결'하는 동작 때문에 최소 10초 이상 딜레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10초라는 시간이 뭐 얼마나 길다고 그러냐고 하실 수 있는데, 앱을 켤 때 마다 '서버와 연결 중'이라는 화면이 뜹니다. 근데 이게 한 번에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두 번만에 장치와 연결에 성공하면서 상세 설정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더라구요. 아마 써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샤오미의 MiHome 앱은 상시 연결 상태도 아닌데 기기간 연결 속도가 3초 미만으로 아주 빠르거든요. 이런 불편함은 수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종합 평가
개인적으로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 장점
- 국내 기업(삼성 전자) 제품이다.
- 가성비가 괜찮다. (30만원 초반)
- 청소 성능이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 SmartThings 앱에서 모든 기록을 볼 수 있다.
- 먼지통 청소가 매우 간편하다.
- 배터리 용량이 훌륭하다. (최소 3룸까지 커버 될 듯)
- 라이다(LiDAR) 센서가 달려있다.
- 디자인이 좋고 예쁘다. - 단점
- SmartThings 앱을 켤 때 마다 서버와 연결하느라 딜레이가 있다.
- 가끔 멍청하다. (가지 말아야 하는 곳에 왜 가니..)
- 남자 목소리를 끌 수 없다.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본형(?) 로봇청소기라서 물걸레 기능이 없는데, 물걸레 기능은 호불호가 아주 강하게 나뉩니다. 물걸레를 제대로 세탁하지 않아서 냄새가 나는 상황이며, 이 상태에서 청소를 돌린다면... 상상하기도 싫네요. 그래서 물걸레 기능이 애초에 없거나 물걸레 세척 스테이션이 있는 초고급 모델이 낫다고 생각됩니다.
마무리
가성비가 좋은 국내산 로봇청소기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VR30T80313)'의 5주 사용 후기였습니다. 30만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면 고민 없이 지르시는 것을 매우 추천드립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3기' 중 하나인 만큼, 고민이 드는 순간 질러야됩니다.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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