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년 1월 26일) 인생 역사상 정말 비싼 주사를 맞았습니다.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 중 하나인 가다실9가(Gardasil 9)를 맞았습니다. 근데 저는 성별이 남자입니다. 남자는 맞을 필요가 없는데 왜 맞았냐구요? 우선, 자궁경부암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자궁 입구인 자궁 경부에서 암이 발생하는 것을 뜻합니다. 유방암과 더불어서 여성에게 흔한 암으로, 세계 2위입니다. HPV(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HPV는 감염되어도 증상이 없으나, 일부 HPV는 정말 위험합니다. 그 중 HPV16과 HPV18가 자궁경부암 발병의 70%를 담당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HPV 감염이 반드시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HPV 감염은 굉장히 흔하기 때문입니다.
HPV 감염은 삽입 성관계 및 피부 간 성적 접촉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이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감염경로가 현재까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HPV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감염됩니다.
HPV에 감염되면 대부분 특별한 증상 없이 저절로 없어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대부분이며,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경우 사마귀부터 암까지 발생시킵니다. 여성의 경우 대부분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지며 남성은 곤지름(성기, 성기 인접 부위 및 항문 부위에 발생)을 유발합니다.
이러다보니 남성은 HPV에 감염되어 있어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HPV 감염 남성이 삽입 성관계를 했을때 상대 여성에게 HPV를 감염시킬 수 있는데 말이죠. 상대 여성이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으면 되는 것 아니냐구요? 이것은 양쪽 성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성에게만 강요될 수 없습니다. 양쪽 모두 주사를 맞아서 예방 확률을 아주 많이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콘돔으로 예방이 불가능합니다.
이 이유로..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자궁경부암 주사는 크게 3종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서바릭스 2가 백신 : HPV16, 18 예방
- 가다실 4가 백신 : 위의 서바릭스 2가 백신 + HPV6, 11 예방 (성기 사마귀 방지)
- 가다실 9가 백신 : 위의 가다실 4가 백신 + HPV31, 33, 45, 52, 58 (자궁경부암 예방)
1. 2가부터 9가 순으로 비용이 비싸집니다.
2. 3개 백신 모두 일정 기간 간격으로 총 3회 접종합니다.
3. 서바릭스 2가는 남성에게 예방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4. 가다실 9가가 제일 비싸지만, 가장 많은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비용적으로 부담되어 가다실 4가를 맞으려 했지만, 가다실 4가를 맞더라도 HPV31, 33, 45, 52, 58에 감염되었고 상대 여성에게 이것을 감염시킨다면 가다실 4가를 맞은건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가다실 9가를 맞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다실 9가는 평균적으로 3회 전부 다 해서 60만원 정도 합니다.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긴 합니다. 지인은 3회 접종비용 한번에 결제하는 조건으로 60만원 정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세상에나... 그래서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보게 됩니다.
강남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3회 전부 다 해서 55만원을 발견했습니다. 조금 더 찾아봅니다. 청량리역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가다실 9가 3회 접종시 45만원이라고 합니다. 청량리역 근처에 있는 "연세참 이비인후과"입니다. 이렇게 병원 이름을 가리지 않고 공개하는 이유는 많은분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다실 9가를 맞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토요일은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하며 점심시간은 따로 없다고 합니다. 전화해보니 접종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당장 달려갑니다. 군포에서 청량리까지요.
(참고로 평일 월-금은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야간진료 합니다. 직장인이신분들은 퇴근 후 편하게 방문 가능하시겠네요. 일요일 및 공휴일은 쉰다고 합니다.)
멉니다. 전철만 1시간 19분입니다. 그래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과 미래의 배우자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청량리역에 도착했습니다. 군포에서 전철탈때 청량리행 열차를 타기만 했지, 실제로 청량리에 와본건 처음입니다. 주변이 정말 뭐가 많고 잘 되어 있네요.
청량리역에서 나온 후 우측편을 보면 '미주상가 A동'이 보입니다. 길을 건넌 후 미주상가 A동을 따라가다보면 빠리바게트 빵집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상가 입구가 있습니다. 그 건물의 3층으로 갑니다. 그리고 310호를 찾습니다.
그러면 연세참 이비인후과 병원이 보입니다. 입구 문 열고 들어가니 정말 작더군요. 느낌상 거의.. 7평? 정말 작아요. 카운터에 계시는 한분, 의사 선생님 한분이 계십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어디가 아파서 오셨냐고 물어보시길래 저는 말씀드렸습니다.
"가다실 9가 맞으러 왔는데요."
처음 왔기 때문에 개인 정보를 작성했고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아래 사진) 3회 전부 다 해서 45만원 결제됐습니다. 신용카드의 경우 할부도 가능한듯 한데, 무이자 할부 관련 내용은 확인을 못했습니다.
겉옷을 벗고 의자에 앉게 됩니다. 저는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에 왼쪽 어깨에 맞았습니다. 인터넷에선 주사 맞을때 아프다는 얘기를 들어서, 의사선생님께 여쭈어봤습니다.
"혹시 이거 아픈가요..?"
저는 주사 맞는것에 대해서 아픈지 물어봤는데, 의사선생님은 아프지 않다라고 하셨습니다. 맞은 당일보단 다음날 통증이 더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남성분들은 대부분 괜찮은데, 여성분들은 접종 다음날 주사 맞은 팔이 아플 수 있고 가끔 병원으로 찾으러 오신다고 하네요. 접종은 아주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접종이 끝나면 가다실 접종카드를 줍니다. 저는 가다실 9가를 맞았기 때문에 가다실 9 접종카드를 받았습니다. 최초 접종일로부터 2개월 뒤 2차 접종, 2차 접종일로부터 4개월 뒤 3차 접종을 하게 됩니다. 3차 접종까지 정상적으로 끝내야 가다실 9가의 정상적인 효력이 발생합니다.
접종 비용이 꽤 비싸긴 하지만,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한테도 효과를 주는 백신이다보니 비용 생각보단 마음이 편안한 생각 뿐 입니다. 가다실 4가와 가다실 9가 중 어떤 것을 맞을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가다실 9가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남성분들 중 자궁경부암 주사 접종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꼭 맞으십시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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