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하드] Seagate FireCuda Gaming 5TB(STKL5000400) 사용기

  들어가며..  

  최근에 외장하드를 구입 했습니다. 3.5인치 모델의 8TB, 10TB 또는 12TB가 아니라 2.5인치 사이즈의 고용량 외장하드를 구입했습니다. 바로 '시게이트 FireCuda 게이밍 5TB' 입니다. 이 제품은 신기하게도 RGB LED 효과가 있습니다. 예쁜 RGB LED가 달려있어서 구입을 결정한 것이 30%, 할인을 해서 구입 결정 이유가 50% 정도 됩니다. (나머지 20%는 그냥..)

  요즘 판매 중인 2.5인치 하드디스크 중에서 2TB 이상은 모두 SMR 입니다. 2TB는 그래도 9mm 이하 두께를 가지고 있어서 노트북에 장착이 가능합니다. 근데 3TB 이상 모델은 15mm 두께를 가지면서 모두 SMR 입니다. 결론이 뭐냐면, '시게이트 FireCuda 게이밍 5TB' 외장하드도 SMR 입니다.

  잠깐, SMR이 무엇일까요? CMR은 또 뭐구요??

  CMR..? SMR..? 그게 뭐죠?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의 내부는 '평평한 플래터'와 플래터의 데이터를 읽기 위한 '헤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구조 (출처 : NTFS.com)

  'Main spindle' 모터가 평평한 플래터를 회전하고, 'Head'가 좌우로 이동해서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방식입니다. 이 데이터들은 '0'과 '1'로 이루어져 있고, 평평한 플래터 위에 기록됩니다. 순서대로 기록될 수 있고 무작위 위치에 기록될 수 있는데, 무작위 위치에 기록되면 하나의 데이터가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되고 데이터를 읽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렇게 파편화된 자료를 서로 가깝게 모아주면 'Head'가 이동할 시간이 줄어들고, 데이터를 읽는 시간도 같이 줄어듭니다. 이것을 '디스크 조각모음' 이라고 합니다.

CMR과 SMR 방식 비교(1). (출처 : xin.at)

  좌측은 CMR(Conventional Magnetic Recording)이며 우측은 SMR(Shingled Magnetic Recording)방식의 예시입니다. CMR은 자료가 평평하게 기록됩니다. 마치 바닥에 잘 세워진 도미노 블럭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느 하나의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지우더라도 다른 데이터가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그러나 SMR은 다릅니다.

  SMR은 데이터들이 서로 겹쳐(Shingled) 있습니다. CMR 방식 그림에 있는 '데이터와 데이터 사이의 공간'을 남김없이 모두 사용하는 기술인데, 데이터가 서로 겹쳐있습니다. 겹친다고 하더라도 원래 데이터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겹쳐있는 데이터들의 중간 영역을 수정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간 영역'에 위치한 데이터를 수정하기 위해서 주변의 '겹쳐 있는 영역'의 데이터도 같이 영향을 받습니다.

CMR과 SMR 방식 비교(2). (출처 : xin.at)

  CMR은 비어있는 공간에 데이터를 쓰게 되면, 해당 영역에 데이터를 쓰기만 하면 됩니다. SMR은 겹친 영역의 중간에 데이터를 쓰려면, 겹친 영역의 데이터를 삭제한 후 원래 쓰려고 했던 데이터를 기록하고, 주변 데이터를 다시 기록합니다. 옛날 기와집 지붕에 있는 '기와장' 아시죠? 중간에 있는 기와를 빼고 새로운 기와를 넣을때 주변의 기와도 손으로 건드려서 자세를 잘 잡아줘야 합니다. SMR도 비슷한 개념으로 동작합니다.

  자료가 거의 없는 SMR 하드디스크는 빠릅니다. 많은 영역이 비어있기 때문에 겹침 없이 기록합니다. 일정한 데이터 이상으로 가득하게 되면, 중간 중간에 데이터를 집어 넣게 되고, "쓰기와 삭제 동작"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래서 속도가 매우 느려집니다. 솔직히, SMR 하드디스크를 넣은 외장하드에 '게임'이라는 문구를 넣어서 마케팅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데이터가 영화처럼 단일 파일로 있는게 아니라, 작은 파일들이 무수하게 많은데.. 게이밍 전용 외장하드로 알고 구입했더니 속도가 매우 느려서 실망하는 분들이 적지 않거든요.

  SMR 하드디스크의 동작 구조상, 겹친 영역에 데이터를 쓰는 중 전원이 꺼지면 다른 데이터도 같이 손상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중간에 데이터를 끼워넣기 위해서 주변 데이터를 잠시 삭제하는데, 이때 하드의 전원이 나가면 같이 손상되는거거든요. (CMR은 기록할땐 기록만 하기 때문에, 기록하던 데이터만 손상됨) 그래서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시게이트 FireCuda 게이밍 5TB' 하드디스크를 백업용으로 구입했습니다. 백업용 하드디스크는 많은 읽기/쓰기 동작이 필요 없으며, 느려도 되거든요. 게다가 전면의 RGB LED가 예뻐보였습니다.

  구입  

  2021년 10월 25일에 '롯데온'에서 15만 740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2.5인치 5TB 외장하드는 거의 17만 9천원에 판매 중인데, 3만원 할인되는 것을 보고 구입했습니다.

  개봉!  

  다음 날 바로 도착했습니다.

  시게이트 FireCuda 게이밍 5TB 외장하드와 사은품인 파우치가 왔습니다.

  사은품으로 받은 시게이트 외장하드용 파우치 입니다. 챠콜 색상입니다.

  오오.. 지퍼 있는 부분이 SEAGATE 로고로 마감 처리 되어 있습니다.

  하드디스크와 USB 케이블 및 기타 물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시게이트 FireCuda Gaming 5TB 하드디스크 입니다.

  봉인씰 대용으로 시게이트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내용물은 하드디스크와 스티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USB 케이블입니다. USB 3.0 타입의 micro-B 형태 입니다.

  이제 드디어 하드디스크를 봅니다.

  후면에는 micro-B 커넥터가 있습니다. 우측의 점 같이 생긴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동작 표시 LED인 것 같은데.. 깜빡이는 것을 본 기억이 없네요.

  (지금은 팔아버리고 없는) 갤럭시 Z 플립3와 크기 비교 사진입니다.

  하드디스크와 USB 케이블을 파우치에 넣는다면, 아마 위와 같은 모습으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외장하드의 겉 케이스가 심심해보여서 동봉된 스티커를 대충 다 붙여봤습니다.

  최초에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전원을 넣으면 주황색 LED가 표시됩니다. 별다른 효과 없이 LED가 켜져있기만 합니다.

  그러나 Seagate Toolkit을 설치하면 RGB LED의 색상과 애니메이션 형태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넘어가는 '슬라이드 패턴'의 '레인보우' 색상이 너무 맘에 들어서, 해당 옵션으로 설정해놨습니다.

  벤치 마크(성능 측정)  

  먼저 GM HDD Scan으로 배드섹터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면 배드섹터 검사를 하는데 습관이 되다보니 이번에도 진행했습니다. 해당 모델의 전 영역을 검사하는데에 13시간 소요되었습니다. (12시간 59분 57초)

  Crystal Disk Mark로 시퀀셜/랜덤 4K 성능을 측정했습니다. 읽기 성능은 무난한데 쓰기 성능이 너무 처참합니다. SMR 특성상 쓰기 속도가 매우 처참해지기 때문입니다.

  HD Tune Pro 으로 읽기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플래터의 안쪽부터 바깥쪽 방향으로 읽기 성능을 측정하므로, 최고 속도와 최저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있습니다. 플래터의 안쪽은 최고 140MB/s 이었으며 바깥쪽은 70MB/s 이하 속도가 나옵니다. 평균 엑세스 타임은 19.3ms 입니다.

  읽기 테스트를 한 겸, 쓰기 테스트도 같이 했는데.. 쓰기 테스트 결과가 매우 처참했습니다. 안쪽부터 바깥쪽 방향으로 하나하나씩 기록하는 테스트라서 SMR 구조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처음부터 읽기/쓰기 동작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서 쓰기 속도가 극악이 되었으며, 평균 엑세스 시간도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엄청나네요.

  결론(마무리)  

  시게이트 FireCuda 게이밍 5TB 외장하드는 게임용으로 부적합 합니다. 진짜 SMR 하드디스크는 기록을 자주 하지 않고 읽기만 자주 하는 자료의 저장용으로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게임 저장용으로 고려를 하셨던 분은, 요즘 SSD 가격이 많이 내려왔으니까 SSD 1TB 모델로 구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 백업용으로 사용하실 분들에겐 매우 강추입니다. 현재 시놀로지에 연결한 후 Hyper Backup 으로 매일 새벽에 백업을 걸어놓고 있는데 소음도 크지 않고 성능 무난하며 예쁩니다. 개인적인 사용 목적으로는 대만족입니다.

  그럼, 제품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